국제법

국적이 다른 부모의 자녀, 양육권은 어떤 법으로 판단되나

Useful notes by Alice 2025. 7. 6. 21:24

아이에게 두 개의 언어가 있었다.
그게 특별하다고 느꼈고 부모도 자랑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둘이 떨어지게 되었을 때 그 아이의 세계는 반으로 나뉘었다.
“누구랑 살래?”라는 질문은 사랑이 아니라 절차로 바뀌었고 말보다 주소지가 중요해졌다.
그때부터 시작된 건 부모의 감정이 아니라 국가의 법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그 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선택하지 않은 법이 아이의 거처를 결정하게 되었다.
 

국제 이혼 시 국제법에 따른 양육권 판단 요소

 

누구의 아이였는가보다 어디의 아이인가를 먼저 본다

두 사람은 같은 아이를 바라보지만 그 아이를 데려가고 싶은 방향이 다르다.
한 사람은 도시 외곽의 정원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은 자신이 자라온 모국의 교육제도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차이는 곧 서류 위에 얹힌다.
각자의 국가가 관할권을 주장하기 시작한다.
그때 가장 먼저 따지는 건 ‘아이의 생활 중심지가 어디였느냐’다.
국적이 아니라 거주. 법이 따지는 건 늘 그것이다.
법은 정서보다 주소지를 더 신뢰한다.
 

부모는 아이를 중심에 두지 않고 서로를 기준으로 싸운다

법정에 서면 감정은 진술이 되고 그 진술은 전략이 된다.
사랑은 구체적인 설명으로 바뀌고 분노는 문장 뒤에 감춰진다.
이혼 과정에서 가장 격해지는 지점은 양육권이다.
하지만 그 싸움은 아이를 위한 게 아니라 아이를 통해 자신이 정당하다는 걸 말하고 싶을 때 생긴다.
법은 그 감정을 알고 있다.
그래서 양육권 판단은 양쪽이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아이의 일상에 더 가까웠는지를 묻는다.
 

법은 일관되지 않고 나라가 다르면 기준도 다르다

같은 상황이어도 한쪽 나라에선 어머니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고 다른 나라에선 공동 양육을 기본으로 삼는다.
어떤 나라에선 종교나 친족 배경이 고려되기도 한다.
그래서 국제양육 분쟁은 ‘어떤 법이 더 낫냐’는 싸움이 아니라 ‘어떤 법이 먼저 적용되느냐’의 싸움이 된다.
관할권, 신청 순서, 아이가 있었던 국가, 부모의 체류자격.
이 모든 요소가 얽혀 서로를 설득하려 한다.
 

아이가 선택하지 않은 국경이 아이를 나눈다

그 아이는 아무 결정도 하지 않았다.
단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고 어디서 며칠 더 살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 며칠이 그 아이의 인생을 어느 법 아래에 두어야 할지를 정해버린다.
어떤 날은 공항에서 붙잡히고 어떤 날은 판결이 뒤집히고 어떤 날은 부모 중 한쪽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국제법은 그걸 조정하려 하지만 완벽한 보호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판례를 만들고 누군가는 실패를 남겨서 다음 아이가 조금은 덜 흔들리는 구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