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은 국제법이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법이라는 말 자체가 뭔가 전문가들만 다루는 분야 같기도 했고, ‘국제’라는 단어가 붙으면 더더욱 내 일상과는 멀리 있는 개념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저런 일이 벌어졌을 때 법은 어디에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게 전쟁이든, 환경 문제든, 해외에서 체포된 누군가의 이야기든 간에, 모두 다 ‘국제적 법의 감각’과 연결되어 있었다. 누군가에게 법은 종이 위에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삶이었다대학 시절, 국제법이라는 과목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교과서 속에 적힌 조약이나 판례가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조약문 하나를 해석하는 데에도 여러 관점이 존재했고, 강제성이 없다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