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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는 전범에게 어떤 법을 적용하는가

전쟁은 총성이 멈추고 난 뒤에도 끝나지 않는다.피해자는 남고, 기억은 지속되며, 책임을 묻는 과정은 오히려 그 이후부터 시작된다.나는 어느 기록에서 그런 문장을 읽었다.“전쟁을 끝내는 건 무기가 아니라 문장이다.”그 문장이 가리키는 장소는 법정이었다.전쟁 중 벌어진 일들을 하나씩 끄집어내고, 그 일에 이름을 붙이며, 그 이름에 따라 책임을 묻는 곳.그곳은 다름 아닌 국제형사재판소였다 말해진 일이 모두 법이 되는 건 아니다전쟁이 끝난 뒤 가장 먼저 요구되는 건 진상 규명이다.하지만 어떤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사람마다 다르고, 기록은 흩어져 있으며, 그중 어떤 건 의도적으로 감춰져 있기도 하다.그런 상황에서 법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는다.오히려 ‘불완전한 증거’를 바탕으..

국제법 2025.07.02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기능과 한계

어느 날,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상대로 국제 법정에 나섰다는 기사를 읽었다.표면상으론 법의 문제였지만, 그 뒤엔 수십 년간 이어진 역사와 충돌이 있었다.나는 궁금했다.정말 이 거대한 갈등을 법이라는 이름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그리고 그렇게 말해진 결론은 현실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그 물음은 국제사법재판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그 관심은 단순한 판결문이 아닌, 사람과 국가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게 하는하나의 시선으로 바뀌어갔다. 판단의 자리에 ‘누가 오를 수 있는가’라는 질문부터 시작된다국제사법재판소라는 단어는 아주 딱딱하게 들린다.마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조약과 문장으로만 구성된 공간처럼 느껴진다.하지만 실제로 그 법정에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불러낸다는 건, 그 자체로 엄청난 결정을 의미..

국제법 2025.07.02

국제법 위반 시, 국제 인도법과 국제형사재판소

전쟁이나 분쟁과 관련된 뉴스에서 가끔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다.‘국제법 위반’, ‘인권 침해’, ‘전범 기소’ 같은 말들.하지만 이 단어들이 어떤 절차로 움직이고, 누가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막상 뉴스만 보고는 알기 어렵다.나도 처음엔 그랬다.전쟁 중 무슨 일이 벌어졌고, 그 일에 대해 어떤 규범이 적용되며, 그다음 단계에서 누가 책임을 묻는지까지는 흐릿하게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흐릿한 영역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두 개의 서로 다른 방식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다.하나는 전쟁 그 자체를 규율하는 움직임이고,다른 하나는 그 전쟁 이후에 남은 책임을 추적하려는 움직임이다. 전쟁 한가운데에서 먼저 움직이는 쪽이 있다면 한밤중,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모두가 지하로 대피한다.도시 한복판에서 굉음이 울릴 때..

국제법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