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3

국제사회는 왜 조약에 법적 구속력을 둘까?

나는 한동안 조약이라는 단어를 '국가 간 협정' 정도로만 이해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뉴스에서 "한미 FTA 협정이 체결됐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서명했다"는 식의 문장을 수없이 들어봤지만, 그 문서들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까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조약이 단순한 약속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는 걸 깨달은 건, 분쟁 상황에서 ‘조약 위반’이라는 말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를 본 이후였다. 그제야 묻게 되었다. 서명만으로 세계가 구속되는 이 조약이라는 것은 도대체 왜 이렇게 강력한가? 종이 한 장에 얽힌 나라들의 신뢰와 두려움조약은 본질적으로 합의다. 두 나라 이상이 어떤 공통된 목적을 위해 조건을 설정하고, 서로 이를 지키기로 약속하는 문서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

국제법 01:59:26

국내법과 국제법, 같은 법인데 왜 다를까?

법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갈래로 나뉘어 있다. 특히 국내법과 국제법은 겉으로 보기엔 모두 ‘법’이지만, 작동 방식이나 존재 이유는 상당히 다르다. 둘 다 사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사회의 구조가 ‘하나의 국가 내부냐’ 아니면 ‘국가들 사이냐’에 따라 법의 성격도 전혀 달라진다. 나는 이 차이를 제대로 실감한 순간, 우리가 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법, 옆에서 옆으로 합의하는 법한국에서 길을 걷다 무단횡단을 하면 교통법 위반이다. 경찰이 제지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국내법은 국가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위임형 법..

국제법 2025.06.29

국제법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

한동안은 국제법이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법이라는 말 자체가 뭔가 전문가들만 다루는 분야 같기도 했고, ‘국제’라는 단어가 붙으면 더더욱 내 일상과는 멀리 있는 개념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저런 일이 벌어졌을 때 법은 어디에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게 전쟁이든, 환경 문제든, 해외에서 체포된 누군가의 이야기든 간에, 모두 다 ‘국제적 법의 감각’과 연결되어 있었다. 누군가에게 법은 종이 위에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삶이었다대학 시절, 국제법이라는 과목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교과서 속에 적힌 조약이나 판례가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조약문 하나를 해석하는 데에도 여러 관점이 존재했고, 강제성이 없다면서도 ..

국제법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