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라는 말은 평소엔 익숙하지만, 막상 “무엇이 국가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말문이 막히는 개념이다. 어릴 때는 지도에 표시된 곳이 국가라고 생각했다. 국기와 수도, 언어가 있다면 나라라고 믿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도에 없는 나라도 있고, 이름이 있어도 국제사회에선 존재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었다.이 간극이 너무 커서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그때부터였다. 국가라는 것이 단순히 경계와 제도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어떤 존재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된 건. 존재하는데 존재하지 않는 나라들몇 해 전, 다큐멘터리에서 어떤 지역의 이야기를 봤다. 그곳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국기를 만들고,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선거를 치렀다. 거리에는 포스터가 붙었고, 교과서가 인쇄됐다. 아이들은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