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국제법은 왜 개인에게도 적용되는가?

Useful notes by Alice 2025. 7. 1. 01:41

‘국제법’이라는 단어는 늘 멀게 느껴졌다. 뉴스에서는 외교 문제, 조약, 군사 충돌에만 등장했고,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장면들을 보게 됐다. 법정에 선 사람, 억울함을 토로하는 누군가, 어떤 권리를 주장하는 개인, 모든 이들이 ‘국제법’을 언급했다. 그리고 그때 알게 됐다. 이 거대한 법이 점점 더 한 사람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법은 결국, 사람을 중심으로 다시 설계되고 있었다.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국제법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그 말이 내 삶으로 들어올 때

대학교 때 수업을 들으며 국제법이란 단어를 처음 본격적으로 접했다. 그때는 조약의 체결 절차나 국가 간 분쟁 조정 같은 내용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의 체험담을 접했다. 해외 체류 중 부당한 일을 겪었는데, 외교 채널과 국제기구를 통해 구제를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엔 놀랐다. 이런 시스템이 정말 작동하는 건가? 그 사람은 한 개인일 뿐이었는데, 그를 향해 ‘국제적인 무언가’가 실제로 움직였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그 이후로 국제법은 더 이상 국가 간의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 국경 밖에서 발생한 어떤 범죄, 갑작스러운 체포나 억류. 모두 그 안에 개인이 있었다. 그리고 법은 이제 그 사람을 보호하기도 하고, 때론 책임을 묻기도 했다.
내게 가장 충격이었던 건, 누군가의 단순한 진술 하나가 국제적인 규범을 작동시킨다는 것이었다. 법이란 건, 그렇게 한 사람의 말에서 시작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걸 본 이후, 나는 국제법을 ‘나라와 나라의 일’이 아니라, 사람과 세계 사이에 놓인 질서로 보기 시작했다.
 

어느 장소, 어느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감각

지인이 해외에서 피해를 입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상황은 복잡했고, 설명하기도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했던 말 중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생각보다 법이 멀지 않았어.”
그 말을 곱씹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그런가?’ 국가도 아닌 개인이, 국경 밖에서 그런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알고 보니 실제로 많은 장치가 존재했다.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국제적인 기준을 활용하고 있었다.
그건 거창한 외교 문서가 아니라, 단 한 줄의 이메일이기도 했고, 작지만 기록된 증거 한 조각이기도 했다.
하지만 법이라는 건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작동하려면 누군가가 그것을 의식해야 했고, 주변이 그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국제법은 사람이 그 존재를 느끼는 순간부터 힘을 가진다. 그전까지는 종이 위 문장일 뿐이다.
이 감각은 내게 새로운 시선을 줬다.
예전에는 뉴스에서 "국제사회가 개입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무심히 넘겼지만, 이제는 그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전부일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
 

보호는 책임과 함께 다가온다

법은 항상 보호와 처벌, 두 얼굴을 동시에 갖는다.
국제법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행위로 인해 국제적 책임을 질 수 있게 되는 장면이었다.
그건 유명인이나 고위 관료가 아니라, 일개 조직 구성원, 온라인 사용자, 혹은 한 명의 계약 당사자였다.
국제적 규범은 그들에게도 향하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일어난 사건, 기업 간 분쟁에 끼인 일반인, 의도치 않은 정보 유출.
이 모든 사례는 더 이상 국가의 테두리 안에서만 다뤄지지 않았다.
세계는 점점 더 작은 단위의 책임을 추적하고 있었고, 그 흐름에서 개인은 보호받기도 했지만, 스스로도 감시의 대상이 됐다.
이런 흐름을 지켜보면서, 나는 확신하게 됐다.
국제법은 더 이상 외교 테이블 위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
일상과 연결된 법, 내 이름과 닿아 있는 규범, 그것이 바로 지금 시대의 국제법이었다.
이 흐름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바뀌었다.
 
이제 법은 멀리서 내려오지 않는다.
그 법은 내 옆에 있고, 내가 뭔가를 말하거나 선택할 때 함께 작동한다.
국제법은 점점 더 한 사람을 중심에 놓고 다시 쓰이고 있다.